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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바람직한 공공갈등 해결(서울경제, 2014.2.5)
작성자 원창희 작성일 2015.09.17
첨부 바람직한 공공갈등 해법(서울경제 2014.2.5).jpg


공공갈등의 성숙한 해결을 위하여



우리는 살면서 늘 크고 작은 갈등을 접하게 된다. 대부분의 갈등은 해결되지만 어떤 갈등은 잘 해결되지 않고 오래도록 지속되기도 하고 해결되지 못한 채로 넘어가기도 한다. 갈등이 잘 해결되지 못하는 곳에는 그 만한 이유가 발견된다. 협상할 의지가 없다거나, 너무 자기 주장만 한다거나, 갈등의 쟁점 이외의 다른 목적을 위해 갈등을 조장한다거나, 해결할 법이나 제도가 없다거나, 양자를 조정할 중립적인 조정중재인이 없는 등 여러 가지의 이유가 있다. 하지만 갈등의 원인을 안다고 해도 기술공학처럼 원인해결로 갈등을 다 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문제의 사안에 따라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또는 정책적으로 적절한 노력이 따르지 않으면 갈등을 해결하기 힘들어진다.



작년부터 사회적으로 커다란 공공갈등이 연이어 뉴스에 보도되고 상당기간 지속되었으며 표면적으로는 잠잠하나 그 갈등이 잠복해 있거나 대기상태이기도 하다. 밀양송전탑의 한전과 주민사이 갈등, 수서발KTX의 노사갈등, 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사이 갈등은 완전한 형태로 해결되지 못한 상태에서 다시 수면위로 올라올 가능성이 높으며 공공기관 개혁에 노정갈등이 벌써 나타나고 있어서 앞으로 얼마나 강하게, 얼마나 오래 동안, 얼마나 넓게 확산될지 우려스럽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느끼는 공공갈등에 대한 의식조사를 보면 흥미롭다. 작년 말 경실련 갈등해소센터에서 조사한 의식조사에서 공공갈등이 발생하는 이유는 ‘갈등 당사자간 실질적 입장 차이나 이해 대립’이 74.7%로 압도적으로 높고 ‘갈등해결을 위한 법과 제도 부족’이 12.8%, ‘갈등당사자 간 소통 부족’ 12.5%으로 나타났다. 우리가 흔히 사회에서 갈등이 일어나면 소통이 안 되어서 그렇다 라고 쉽게 판단하곤 한다. 실제 사람들이 갈등이 발생하는 이유가 소통이나 제도 부족이라기보다 당사자간 입장 차이로 발생한다고 느끼고 있음을 볼 때 갈등자체가 잘 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문제일수록 이해관계 당사자들 간에 입장 차이가 당연하게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많은 사회공공갈등을 볼 때 그것이 잘 못된 문제라거나 입장을 달리하는 정부나 공공기관이나 노동조합 또는 이익단체나 누구를 탓할 문제가 아니다. 자신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문제에 대해 다른 시각을 볼 수 있고 입장을 달리할 수가 있다. 다만 이렇게 공공사업에 대한 당사자들 간에 서로 다른 입장과 의견이 나타났을 때 어떻게 풀어나가는 것이 좋으냐에 우리는 미숙해서 갈등이 더 크게 증폭되고 장기화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어떤 갈등이라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갈등해결원칙의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먼저 갈등이 발생했을 때 그 갈등의 존재를 인정하고 상대방의 입장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한 쪽에서 설명을 잘 하면 상대편이 이해하고 따라올 것이다 라고 하는 태도는 갈등을 풀기 어렵게 한다. 서로 상대방이 다른 입장을 보일 때 왜 입장이 다른지 그 진정한 이유가 무엇일까 하는 것을 찾아내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입장을 상대방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갈등을 풀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어낸다. 정부나 공공기관은 주민이나 근로자의 관심과 우려를 충분히 이해해야 하고 반대로 주민이나 근로자는 정부나 공공기관의 관심과 정책방향을 잘 이해해야 한다. 그 다음 서로 만족할 만한 다양한 대안들을 제안해서 어떤 대안이 가장 적합하고 모두의 관심을 충족하는지 평가해보아야 한다. 당사자들의 숨어 있는 이해관계를 만족하는 해결방안을 찾는 것은 모두가 승리하는 윈윈의 전략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과 방법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갈등당사자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에 전문 조정중재인을 활용해야 한다. 권력 있거나 학식이 있는 다수의 사람을 중재단으로 만들어 하기보다 조정중재의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다. 이것은 조정중재전문가는 앞에서 말한 갈등해결 과정을 만들어나가는데 전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의할 일은 갈등당사자 외의 다른 외부단체는 배제해야 한다. 정말 이해관계가 있는 집단이라면 협상구조 내로 당사자로 들어와야 한다.



우리의 옛말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는 속담이 있다. 갈등의 초기단계에서 조기해결을 위한 노력을 못하면 갈등이 증폭하고 분쟁으로 비화되어 갈등에 치러야할 비용과 부담이 엄청나게 커진다. 외부세력을 동원해서 저항하거나 권력이나 힘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면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할 것이다. 더 슬기로운 방법은 갈등을 예방하는 것이다. 정책이나 방향을 수립하기 전에 갈등이 예상되는 경우 그에 해당하는 이해관계당사자들과의 협의가 제일 좋은 방법이다. 점차 국민의 의식수준이 높아지고 있어서 그의 눈높이에 맞는 갈등의 해결과 예방이 필요할 것이다. 바로 이러한 합리적 갈등대처방법이야 말로 우리사회를 선진국으로 도약시키는 길이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고용노동연수원 교수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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